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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코

레오파드 게코 배란시기에 생기는 일

첫 레게 '닮아'는 베이비 때 분양받았다. 그리고 두 번재 레게 '시안'이를 분양받은 건 아성체 후기 정도 될 때였다. 당시엔 저울도 없고 해서 그냥 막연히 각각 베이비, 아성체 라고만 생각했지, 이 개체들에게 앞으로 자라며 어떤 돌발적인 일이 일어날 수 있을지 짐작을 못 했다.

두 녀석은 비슷한 사이즈인데, 준성체가 된 요즘은 간혹 먹이를 주어도 잘 받아먹지 않는다거나, 꽤 오랜시간 은신처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잘 움직이지도 않는 모습을 종종 목격할 수 있었다. 닮아는 어릴 때부터 먹이붙임도 좋고, 호기심도 많고, 마구 돌아댕기는 모습도 자주 보여줘 거식 같은 일이 일어나리라곤 생각할 수 없었다. 시안이도 내게 온 첫날부터 먹이붙임이 좋았기에 마찬가지로 거식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다. 저울로 재어 본 체중도 정상적인 범주에 들었다.

 

44g, 준성체 레오파드 게코 시안이의 체중 

 

47g, 준성체 레오파드 게코 닮아의 체중 

걱정이 된 나는 왜 힘이 없는걸까, 혹시 소화기능의 문제일까 등등의 생각을 하며 핀셋으로 집어 주는 귀뚜라미를 받아먹지 않는 두 녀석에게 푸디바이트에 정장효소제와 샤크팩을 섞어 포스피딩해주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거식일지도 모를 이 상태는 지속되고 있었다.

답답한 나는 국내 최대의 파충류 커뮤니티인 '파사모'에 SOS를 날렸다. "애가 잘 먹지 않아..블라블라..." 곧바로 초고수 브리더 쯤 되어 보이는 이가 답변을 달아주었다. "배란이야 바보야!" 나는 그렇게 파충류의 배란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런데 배란이라고 쳐도 이게 꽤 오래 지속되었던 문제라 답답하기는 매한가지였다. 더군다나 배란인지 아닌지 명확한 것도 아니었다. 답답한 나는 추가 질문글을 올렸다. "배란기간은 어느 정도인가? 배란인지 어떻게 알 수 있나?" 역시나 곧바로 답글이 달렸다. "배란은 약 한 달간 지속되며 배란인지 아닌지는 배를 보면 알 수 있어 이 똥멍청이야!" 깨달음을 얻은 나는 진중하게 레게의 배란 확인법에 관해 검색을 해보았다. 그리고 배란 시기에는 개체의 배에 검은 띠가 비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답답하지 않게 된 나는 어서 둘의 등짝..등짝을...아니 배를 보았다. 역시나 둘 모두 배에 선명하게 검은 띠가 비쳐 보였다. 아, 이래서 네이버가 지식인으로 대성공을 거뒀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끼며, 다른 초보 사육사들에게 해당 지식을 널리 알리고픈 긍휼한 마음이 들어 이곳에 포스팅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닮아와 시안이에게 미안하지만 둘의 배를 까뒤집어 몇 장의 사진을 찍었다.

 

사진1, 배란 시기의 레오파드 게코(시안)의 배 

 

사진2, 배란 시기의 레오파드 게코(닮아)의 배 

이제 녀석들이 먹기를 거부하는 이유를 확실히 알았으니 마음이 좀 편해졌다. 파충류의 배란, 그놈이 뭐길래 초보 사육사의 골치를 썩이는가. 그리고 닮아와 시안은 들어라. 배란 끝나면 귀뚜라미에 샤크팩 묻혀서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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